회원 주거복지현장실습소감문3

2014.02.25 09:54

사람 조회 수:7250

 

주거복지 현장실습 소감문

2014.2.20

전북대학교 생활과학대학 주거환경학과

이보람


 이번 겨울방학을 허투루 보내고 싶지 않아 무려 8주간의 현장실습을 신청했다. 방학과 함께 실습도 시작되었다. 워낙 아침잠이 많아서 아침 일찍 출근해야 하는 게 걱정이 되었지만 규칙적인 생활을 하다보면 고쳐질 거라 믿으며 실습에 임했다. ‘마을발전소 맥’과 한 사무실을 사용하지만 인원이 적지만 답답하지 않은 편안한 분위기에서 일하게 되었다. 첫 실습이라 작은 일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었다. 혹시 도움이 되지 못하더라도 폐는 끼치지 말자는 마음으로 실습에 임했다.

  두 달간의 실습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하자면 12월에는 주거복지 실태조사를 준비하는 일, 1월에는 주거복지 실태조사를, 2월에는 남은 주거복지 실태조사를 마무리했다. 실습기간 내내 실태조사에 끌려 다닌 기분이다. 하지만 남들이 쉽게 경험할 수 없는 좋은 기회였다.

  대상가정에 연락을 취하여 방문일정을 잡고, 댁에 방문하여 이야기를 나누며  설문지를 작성해나갔다. 전화부터 날카롭게 받는 사람, 찾아갔더니 떨떠름하게 맞아주는 사람, 대충 답변해주는 사람 등 정말 다양한 유형의 사람들도 만날 수 있었다. 설문지에는 민감한 부분도 있어 답하기 꺼려하는 분들도 게셨지만 그만큼 대상가정에 대해 낱낱이 알아가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

  대부분 고령자이고 혼자 계시는 분들도 많아서 오랜만에 손녀 같은 말동무가 찾아오니 소박한 간식을 쥐어주시고, 옛날에 힘들었던 이야기를 하시며 눈물을 훔치시며, 정말 다양한 인생살이를 들을 수 있었지만 동시에 ‘나는 그저 조사원일 뿐인데’ ‘이런 것들을 듣고 해결 해줄 사람은 따로 있는데’ 하고 속으로 안타까워했다. 이렇게 의미 있는 실태조사 결과를 복지정책에 유용하게 사용해주면 좋겠다.

  실습 중간 중간에 주거복지센터와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는 다양한 단체의 분들을 만나 여러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시청에서 일하시는 도시연구가, 수급자들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분, 포럼을 통해 건축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을 바꾸어 보자는 사람들, 전북지역의 주거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분들을 포함해 좋은 분들은 많이 만났고, 전주지역에서 그러한 움직임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 중 바쁜 시간을 쪼개 실습생들의 교육을 위해 센터 사무실에 방문해주신 전주시정발전소의 권 박사님과 항상 함께하는 마을발전소 맥의 고 대표님께 진지한 교육 감사하다는 말씀 전하고 싶다. 덕분에 관심 있는 다양한 소재에 대해 검색해 보고 공부할 수 있었다. 첫 만남부터 집이 뭐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어보셔서 나를 당황하게 하셨지만 그만큼 집에 대한 인식을 바꾸게 해주셨다.

  실습에 있어 조금 아쉬웠던 점은 센터의 시설이 큰 규모가 아니고 사무처장님 혼자서 모든 일을 맡아 하시는 점이었다. 현재 센터에서 진행하는 사업이 없는 만큼 문의전화가 와도 해결해 줄 수 없는 부분이 많았고 사람을 대하는 일이다보니 혼자 고생하시며 스트레스를 받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이번에 한 분이 같이 일하게 되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사무처장님께서는 평소에 여럿이서 일하지 않아 실습생 3명을 들였음에도 일을 나누고 체계적으로 진행하는 것에는 어색하신 모양이었다. 대신 실습 기간 내에 되도록 많은 경험을 하게 해주셨다. 좋은 분들도 만나고, 교육도 받고, 식사도 함께 하며 이야기 나누고, 서학동 예술마을에도 데려가 주시고. 다른 친구들은 사무실에 앉아 컴퓨터로 프로그램 작업만 죽어라 하며 밤샘작업이 일상이었다고 하는데 나는 참 편하게 좋은 경험 하고 가는 것 같다.

  사회복지나 주거실태에 관심이 있는 우리 학과 동기나 선후배들이 주거복지센터에 실습 와서 주거복지 실태조사에 참여해보면 그 동안 가보지 못했던 여러 동네를 돌아다니며 주거문제의 실상을 마주하고 주거복지나 등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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