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사회 안전망' 뇌종양말기 엄마 남겨질 두 딸 걱정에…
기초생활수급 세모녀 극단의 선택

 

 

 

(매일신문- 대구 )

학원 한 번 다니지 않고도 중학교 때 줄곧 반 1등을 했으며 K여고에도 장학생으로 입학했던 천사(가명`고1)와 아픈 엄마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어나게 하는 게 꿈이어서 가수를 꿈꿨던 여동생 선녀(가명`중2)는 어머니와 함께 영영 돌아오지 못할 세상으로 가버렸다.

 

엄마의 신병에다 생활고를 이기지 못한 모녀 3명이 방안에 착화탄을 피워 놓은 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를 돌파했지만 어려운 이들을 위한 사회 안전망은 촘촘하지 못해 빚어진 대한민국의 슬픈 자화상이다.

 

28일 오후 1시 40분쯤 대구 남구 대명동 한 빌라에서 K(40`여) 씨와 천사, 선녀가 숨져 있는 것을 선녀의 담임교사(32) 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발견 당시 방 안에는 야외용 가스레인지 위에 착화탄을 피운 흔적이 있었다.

교사는 "아이가 학교에 나오지 않고 연락도 되지 않아 아이들의 이모부와 함께 문을 뜯고 들어가 보니 안방에서 가족들이 쓰러져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숨진 K씨가 1년 전 뇌종양 말기 진단을 받은데다 이혼까지 한 점 등으로 미뤄 처지를 비관해 두 딸과 함께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과 이웃 등에 따르면 K씨는 오래전부터 남편과 떨어져 지냈다. 두 딸은 대구에 있는 친정어머니 집에 맡긴 채 생활비를 벌기 위해 식당 설거지, 전단지 배부 등 온갖 궂은일을 했다고 한다. 2010년에는 세 가족이 함께 살 수 있는 원룸을 구했다.

 

법조인이 꿈이었던 천사는 어려운 환경에도 공부를 잘했고 성격도 밝았다. 학교 선생님은 "형편이 어려웠지만 전혀

내색하지 않았다. 공부도 잘하고 친구들과 잘 어울렸던 아이였는데 이런 일이 벌어져 안타깝다"고 했다.

선녀는 어렸을 때부터 노래를 불렀다. 엄마를 기쁘게 해드리기 위한 것. 용돈을 모아 댄스 학원도 다녔다고 한다.

하지만 지난해 6월 가수의 꿈을 접었다. 엄마가 뇌종양 말기 판정과 함께 5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았기 때문이다.

 

K씨는 일을 모두 그만둬야 했다. 남편과 이혼도 했다. 머리카락이 빠지고 몸이 야위어갔지만 집 안에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 기초생활수급비로 매달 97만원을 받았지만 두 딸을 키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다시 아픈 몸을 이끌고 틈틈이 일을 나갔다.

 

갚아야 할 마음의 빚도 있었다. 주변 복지재단과 정부에서 받은 도움에 보답하고 싶었다는 것. 복지재단의 도움으로 새로운 보금자리를 얻은 뒤 K씨는 재단 측에 "도움을 받았는데 갚을 방법이 없어 장기기증 신청을 했다. 비록 아픈 몸이지만

남들에게 힘이 된다면 도움을 드리고 싶다"며 "재봉틀과 한복 만들기 수업을 듣고 있다.

수업에서 배운 내용으로 커튼과 방석을 만들어 자신보다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달 가족이 함께 경남 창녕 부곡하와이로 간 여행이 마지막 가족여행이 됐다. 이들 모녀를 도왔던 복지재단 관계자는 "엄마가 혼자 죽을 경우 남겨질 아이들을 생각하면 얼마나 안타까웠겠느냐. 사회안전망이 제대로 구축돼 있었다면 3모녀 동반자살이라는 비극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영남대 백승대 사회학 교수는 "기초생활수급자들 중 질병을 앓는 사람들에게 심리상담과 치료를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했다.

 

신선화기자 freshgirl@msnet.co.kr

 

 

* 기사링크: http://www.imaeil.com/sub_news/sub_news_view.php?news_id=63630&yy=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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